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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philosophy of language

분석/종합 구분

by jysden 2019. 10. 1.

1) 분석적/ 종합적 구분

 

 (1) Analytic: 모든 총각은 미혼이다

 (2) Synthetic: 이 방 안의 모든 학생은 결혼하지 않았다 (참이라고 가정)

 

 (1)의 경우의 진리치는 경험적 조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데, (2)의 문장은 진리치를 알기 위해 경험적 조사를 필요로 한다. 

 

 A) kant의 분석/종합 구분

 칸트의 구분은 위의 구분의 고전적인 버젼이다. 칸트는 판단을 분석적 판단, 종합적 판단으로 구분했는데, 이 때의 기준은 이것이다. "분석 판단"이란 술어 개념이 주어 개념에 포함되어 있는 그런 판단이다. 어떤 반대자는 이것에 대하여 심리적인 것에 호소하고 있다고 하였지만, 칸트가 꼭 이것을 염두하고 있었다고 봐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DEF) 어떤 문장이 분석적이다 iff 문법적 술어의 내포가 문법적 주어의 내포에 포함되어 있는 그런 문장

 (1) 문장의 경우, 총각이란 개념 안에, <결혼하지 않음> 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즉, 총각 표현의 내포 안에 '결혼하지 않았음', '남자임'이란 표현의 내포가 포함되어 있다. 반면, (2)의 경우에는 '이 방 안의 모든 학생' 표현의 내포 안에 '결혼하지 않음' 표현의 내포가 들어있지 않다. 

 칸트 구분의 문제점: 그의 구분은 너무 특정한 문장에만 적용될 수 있다. 이런 구분은 전통 논리의 언어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 언어관은 문장들이 주어/술어 간 구분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문장={주어, 술어}와 같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이 언어관에서 포착되지 않는 많은 문장들이 있다. 우리가 (1) 문장이 분석적이라고 말하는 것과 정확히 같은 이유에서, 경험적 조사를 요구하지 않는 그런 문장들이 많이 있다. 다음을 보자.

 

(3) 지구는 둥글거나 둥글지 않다

 

 (3)의 문장은 항진 문장으로서 지구를 경험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없다. 지구는 분명히 둥글거나 둥글지 않은 어떤 다른 모양일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구 표현의 내포 안에 둥글거나 둥글지 않음 표현의 내포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4) 모든 사람은 남자가 아니거나 총각이거나 결혼했다 [보편 양화]

 

 이것도 마찬가지로 모든 사람 표현의 내포 안에 술어 표현의 내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4) 문장은 항상 참일 수 밖에 없는 항진문장이다. 모든 사람은 남자가 아니면 (여자, 제 3의 성)일 것이고, 남자라면 결혼했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5) 누군가를 살해했으면서 아무의 죽음도 야기하지 않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 양화]

 

 이것도 항진 문장이다. 누군가를 살해했다면, 아무의 죽음을 야기했음에 틀림 없기 떄문에, 이것은 항상 거짓이고, 그것을 부정한 것은 항상 참이다.

 

(6) 서울이 대전보다 크다면, 대전은 서울보다 작다

 

 이것도 우리가 서울, 대전 크기를 전혀 알지 못해도 조건문의 의미를 알고 있으면 항상 참인 문장이다. 

 

 칸트가 포착하고자 했던 정의[분석적/종합적 구분]은 분명히 있는 것 같지만, 그 구분은 너무 협소한 방식으로 정의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우리는 위에서 보듯, 분석 문장이지만 칸트의 정의에 따른 분석 문장에 속하지 않는 많은 예들을 볼 수 있다.

 

B) 현대의 대략적 구분

 현대에서의 분석 문장은 그것의 의미 때문에 참인 문장이고, 종합 문장은 그것의 의미 때문에 참이 아니라, 세계의 성격들 때문에 참인 그런 문장이라고 구분될 수 있다. 즉, 종합 문장은 세계가 이러저러하기 때문에 참인 문장으로서 간주되고, 분석 문장은 세계가 어떠한지와 관련없이, 세계에 대한 정보없이, 그냥 단지,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들의 의미 때문에 참인 그런 문장이다. 따라서 우리는 분석 문장을 안다고 해서 세계가 어떠하다는 내용을 알 수는 없다. [더 엄격한 구분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지금 참인 문장에 대해서만 고려하고 있다. 어떤 문장이 참이여야지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분석 문장이 꼭 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해서, 우리는 꼭 분석 문장이 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다는 전제 위에서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령, "이 문장은 존재한다"는 문장은 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는 문장인데, 그럼에도 이것은 분석 문장인 것처럼 보인다. 이것은 분석 문장의 정의에 대한 반례로 보인다. 우리는 분석 문장을 그 명제 내용을 알기만 하면, 우리는 그 문장의 의미를 알 수 있다고 이해해야 할 것 같다. 우리는 "총각은 미혼남이다"에 대해서, 의미에 의해서만 [세계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 참인 문장이라고 간주해야 할 것이지만, 경험적 앎과 완전히 독립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총각' 표현의 내포 안에 '미혼남임' 표현의 내포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우리의 경험 안에서 이 내용을 이미 알았어야 하기 때문이다.

※ 연역/귀납은 <논증의 구분> ---- 분석/종합은 <문장의 구분>

 

(7) Every bank is an institution [다의적 문장, 공허한 참]

 

 bank는 은행을 의미할 수도, 강뚝을 의미할 수도 있다. [중의적] 전자의 경우에는 분석 문장이지만, 후자의 경우는 분석 문장은 아니다. 하지만 사실 엄밀히는 모순 문장도 아니다 [보편 양화사 때문에 강뚝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사소한 참]] 

 

(8) The only bank in town X is an institution

 

 전자는 분석 문장으로서 참, 후자는 모순 문장으로서 거짓. 다의적인 문장의 경우 어떤 명제로 이해되느냐에 따라서 명제의 종류가 바뀐다. 

 

분석 문장 종합 문장
거짓 모순 문장 "결혼한 총각이 존재한다" [그것의 의미에 의해서 문장이 결정 된다.] 종합 문장

 

2) 논리실증주의 logical positivism [논리적 경험론logical empiricism] 분석/ 종합 구분

 

 A) 검증가능성 원리 Principle of verifiability

 

 이 원리는 논리실증주의에서 유의미 여부를 가리는 기준이 되는 중요한 원리이다.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이전 시대의 형이상학의 무의미성, 불분명함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적이고 엄밀한 방법론을 도입했는데, 그것의 기본이 되는 정신이 검증가능성 원리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든 형이상학에 대해 무의미하다는 회의를 느낀 점에서 너무 나아갔다고 말해질 수 있다.

 

 (1) 모든 문장은 검증가능할 경우에만 유의미하다

 

 여기서의 검증은 "경험적으로" 검증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할 때에만 유의미하다는 것을 의미하다. 

 

 (2) 세계사는 절대 정신의 발현이다

 

 (3) 무는 무화한다

 

 (2), (3) 같은 문장은 이들에 따르면 무의미하다. 하지만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우리가 실제로 검증하지 못했고, 우리의 기술에 의해서 검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원리적으로 검증할 수 있으면 (어떻게 검증할 수 있을지에 대한 원리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유의미하다고 말한다.

 

 (4) 태양 내부의 중심에는 헬륨 기체가 있다

 

 (4) 문장은 우리가 현재 확인하지 못했고, 그런 기술이 없더라도, 원리적으로 이것을 검증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것은 검증가능한 문장이고 따라서 유의미한 문장이다.

 

(5) 63 빌딩은 293m이다

 

(5)와 같은 것은 당연히 검증 가능 문장이다.

 

그렇다면 수학적 문장들은 어떻게 의미를 갖는가? 논리실증주의자들도 이런 문장이 무의미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기하학적 문장은 경험적 검증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산술적 문장은 어떤 경우에도 경험적으로 검증가능할 것 같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 무의미한 문장이 될 것 같기도 하지 않는가? 다음의 차례를 보자.

 

B) 분석 문장으로서의 수학적 문장

 

 칸트는 2+3=5라는 명제를 종합 판단이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좌변 표현의 내포 안에 우변 표현의 내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우리가 수학적 문장을 매우 복잡한 증명을 통해 알아내게 되겠지만, 그럼에도 수학 문장은 " 그 의미에 의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문장이기 때문에 분석 문장이라고 간주한다. 이 의미에서, 수학 문장은 확실성을 가지고, 분석성을 가진다. 이것은 자연 과학, 공학에서 유용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유용성을 갖는 것이지, 세계에 대해 유용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유용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논리실증주의자들은 수학적 문장이 경험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검증 가능하지 않더라도] 유의미한 문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유의미성의 기준: 유의미한 문장은 분석 문장[그리고 모순 문장; 거짓이지만 무의미한 문장이 아닌 경우]이거나, [종합 문장의 경우에] 검증 가능한 그런 문장이다

 

 어떤 임의의 문장 S가 주어졌을 때, 그 문장이 분석 문장인지, 종합 문장인지를 묻고,

1) 분석 문장인 경우 --> 유의미함,

2) 종합 문장인 경우,

  2-a) 검증 가능 --> 유의미함,

  2-b) 검증 불가능 --> 무의미함 [Hume이 이미 이와 비슷한 말을 했다. "아무 책이나 손을 뻗어 집어봐라. 그 책은 수, 양에 관해 이야기하              는 책인가? 그것이 아니면, 경험적이거나 실험적인 논의를 하는 책인가? 이 두 경우가 아니라면, 그 책을 불덩이에 집어 넣어라 [궤변            이다]"]

 

C) 경험론 논제

 

(1) 모든 선험적 문장은 분석 문장이다. <—> 분석 문장이 아닌 모든 종합 문장은 경험적인 문장이다.

 

 모든 문장들이 정당화되려면 경험적으로 정당화돼야 한다. 하지만 수학적 문장과 같은 분석 문장은 경험적으로 정당화되지 않다. 그런데도 그런 문장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문장은 경험론의 반례가 되지 않는데, 왜냐하면 이것은 분석 문장이기 때문에 반례가 되지 않는다. 종합 문장일 경우 이것은 세계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명제인데, 이것은 선험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성의 직관에 의해 선험적 명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종합 명제라면, 이것은 오로지 경험적인 검증을 통해서만 정당화될 수 있다. 어떤 문장이 선험 문장이라면, 이것은 세계에 대한 실질적 정보를 담고 있지 않는 "분석 문장"이다. 

 

3. 형이상학적 필연성 거부

 

 형이상학적 필연성이란, 어떤 대상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해서 어떠어떠한 속성을 필연적으로 가진다고 흔히 말해진다. 가령,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은, 우연히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고, 그러기 때문에,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하는 철학자들이 있다. 또한, 논리실증주의자 또는 경험주의자는 인간이 두 발을 가졌다는 것은 인간의 본질적 속성이 아니고, 즉 필연적 속성이 아니고, 그런 식의 “대상 자체에 귀속되는 그런 필연적 속성”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경험에 의해서 본질적 속성을 알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은 필연적이다”와 같은 문장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A) 모든 필연적 문장은 분석 문장이다 [Carnap; 필연성, 우연성과 같은 양상 분석]

 

It is necessary that P = ‘P’ is analytic [‘P’라고 하는 문장에 대한 문장이다, 메타언어적인 문장이다. 가령, ‘인간은 이성적이다라고 하는 문장에 대한 문장이다.]

 

 (1) 인간이 이성적이라는 것은 필연적이다 <-> ‘인간이 이성적이다’라는 문장이 분석적이다 

 

 (1)은 그것이 메타 언어적 문제라는 것을 함의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염두해두고 있는 의미는 내포적 의미이다. 우리는 지금 단지 외연 같은 것만 고려하고 있지 않다. 

 

B) 논리실증주의자들에 따르면, 아래의 공통 열에 있는 것들은 모두 외연적으로 같다.

 

 [모든 선험적 문장은 분석 문장이고, 모든 분석 문장은 선험적 문장이다.] ,[ 모든 필연적 문장은 분석적 문장이고, (분석 문장은 그 내용에 의해) 모든 분석 문장은 필연적이다.]<—> [모든 경험적 문장은 우연적 문장이고, 모든 우연적 문장은 경험적 문장이다.] ,  [모든 우연적 문장은 종합적이고, 모든 종합 문장은 우연적이다]

 

선험적 경험적
필연적 우연적
분석적 종합적

 

이 분석을 받아들인다면, ‘필연적-분석적 관계’와, ‘종합적-우연적 관계’의 내포가 같다는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선험적-분석적’, ‘경험적-종합적’ 관계의 내포도 같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